나눔방/사는얘기

사탕

로저김 2008. 5. 17. 20:37

 

 

이 글은 마네트홈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지하철의 문구나 표어가 바뀌어야 한다.
노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는 매스컴에서 많이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른가보다.
여전히 노인이 많아도 빈약할 정도의 노약자 보호석은 변함이 없다.
전철 전 좌석을 자리를 양보합시다로 바꾸면 어떨까?
그러면 차라리 눈감고 외면하는 젊은 사람들을 덜 볼 수 있지 않을까?

강의를 마치고 방배동으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우연히 한 노인분에게 자리를 양보했다.
너무 고마워 하시는 노인분에게 그냥 말을 아꼈다. 그정도 칭찬받을 일이 아니기에...
그런데 얼마 후 가볍게 쥐는 노인분의 손에 무언가 있었다.
겸연쩍게 인사 후 펴 본 손엔 계피 사탕하나가 놓여 있었다.
켸피사탕하나
나이 어리고 젊은 친구들은 이해할 수 있을지...
켸피의 향은 특정한 분들이 즐긴다.
젊은 사람들은 계피향을 싫어한다.
계피향은 때때로 똥그렁내 냄새를 나게 한다.
그래서 향수나 인공향에 익숙한 젊은 층은 즐기지 않는다.
몸의 기능이 떨어지시는 분들은 독특한 채취를 갖는다.
계피향은 그런 향을 상쇄시킨다.
어른이나 노인분들이 계피향을 즐기는 이유다.

그분이 제게 주신 계피사탕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식품이다.
그런데 내 손에 소리없이 쥐어준 이유는?

아버지가 떠오른다.
칠순이 훌쩍 넘긴 아버지.
아버지 사랑합니다.
사탕을 주신 노인분의 마음이 다가온다.
얼마나 정겨웠으면 ...
얼마나 그리웠으면...
내가 고통을 겪는 현실이라면 우리 아버지, 노인분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이제 사탕하나의 의미를 느낀다.

대학생의 속물성을
현실운운하면서 자신을 쉽게 합리화하는 지성인을
그리고 용기를 갖지 못하는 나 자신이 사탕보다 못함을 ..

오늘 한국인으로서의 나의 정체성을 다시 물으며 하나의 기록을 끄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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